'지난 시간 내 곁에서 머물러
  행복했던 시간 들이
  고맙다고 다시 또 살게 되어도
  당신을 만나겠다고
  아 그댈 보낼 오늘이
  수월할 수 있도록
  미운 기억을 주지 그랬어.
  
  하루만 오늘 더 하루만
  준비할 수 있도록
  시간을 내게 줘
  안 돼 지금은
  이대로 떠나는 널
  그냥 볼 수는 없어.'
  
  우리 교회가 매년 떠나는 중국 조선족 중학교 영어
  캠프에서 
  
장기 자랑 때면 어김없이 들을 수 있는 노래입니다.
  
 
  
저는 조선족 아이들이 이 노래를 특별히 좋아 하는 줄 알았습니다.
  그런데, 이번에 왜 아이들이 장기 자랑 때 그 노래를 부르는지 알게 되었습니다.
  아이들은 우리 선생님들과 헤어지는 것이 못내 아쉬웠던 것입니다.
  그래서, '하루만 오늘 더 하루만 준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달라고' 노래한 것이었습니다.
  
  이번 중국 목단강시 조선족 중학교에서의 영어 캠프는
  
  
다른 해보다 감동적이고 아름다웠습니다.
  첫 번째 날 서먹서먹했던 시간들을 두 번째 날부터 아이들이 먼저 깨 주었습니다.
  새벽같이 일어나서 김밥을 싸 온 아이,
  할머니에게 부턱해서 옥수수를 한 보따리 쪄 온 아이,
  작은 선물들, 꽃다발, 그리고 정성이 담긴
  편지들을 우리에게 쏟아 부어 주었습니다.
  
  우리 선교 팀들은 오히려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.
  선교를 끝내고 이렇게 아이들이 보고 싶었던 적이 없었습니다.
  새벽 6시가 못되어 기차역까지 좇아 나온 아이들이 꽃다발을 한아름 우리에게 안겨 주었습니다.
  선생님들 손에는 어느새 아이들이 밤을 새워 싸 온 도시락이 여러 개씩 들려 있었습니다.
  
  선생님들 모두가 울었습니다.
  그런 선생님들과 아이들을 바라보며 애써 눈물을 참고 기차에 올랐습니다.
  그런데, 아이들이 기차가 떠날 때까지 
  
우리가 탄 칸 앞에 도열하고 서서 며칠 동안 함께 배웠던 노래를 목이 터져라 불러 주었습니다.
  
  그 아이들이 모두 울고 있었습니다.
  "Deep deep oh~ deep down down, deep down in my heart
  ..."
  "Making melody in my heart ..."
  기차 안의 선생님들을 바라보면서 펑펑 우는
  아이들,
  그리고 그 선생님들에게 자기들이 배운 것을 애써 보여주려는 그 모습을 보면서
  참고 참았던 눈믈이 터져 버렸습니다.
  
  너무나 눈물이 나서 그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을 수가
  없었습니다.
  기차 천정을 오랫동안 바라보았습니다. 그런데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.
  기차가 떠날 때쯤 아이들이 "첨밀밀"
  을 합창하기 시작했습니다.
  선생님이 제일 좋아하는 노래라고, 
  누가 그 노래 좀 불러 줄 수 있겠느냐는 그 말을 새겨들은 아이들이
  기차가 떠날 무렵 그 노래를 합창해 주었습니다.
  
  저는 그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기도를 했습니다.
  "하나님, 이 아이들 모두가 우리가 믿는 그 예수를 알 수 있게 해 달라고"
  마음 속으로 정말 간절히 기도를 했습니다.
  기차가 떠나자 아이들은 기차를 좇아 달려 왔습니다. 
  
그리고, 연신 손을 흔들며 울었습니다.
  
  우리는 한 동안 기차 안에서 통곡을 했습니다.
  그리고, 아이들이 싸 준 도시락을 열면서 또 한 번 통곡을 했습니다.
  "선생님, 밤새워서 싼 거니깐 맛있게 드세요"
  도시락 마다 뚜껑에 작은 메모가 있었습니다.
  그 도시락을 밤새워 싸는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르자 또 그리움의 눈물이 쏟아지고 말았습니다.
  
  선생님들은 미국에서 왔기 때문에 우리 학교 음식이
  입에 맞지 않을거라며
  한국에서 오랜 만에 오신 엄마가 손수 담근 김치를 한 통 들고 와서 
  
하얀 쌀밥과 함께 내어 놓던 고삼짜리 미나.
  전교 3등짜리 얌전이 라림이,
  그 동안 아무도 불러주지 않았던 자기 이름을 선생님이 많이 불러 주어서 너무 좋았다는 국화,
  한 쪽 눈 시력이 거의 보이지 않았던 사원이,
  언제나 씩씩하게 나를 도와주었던 우리 반장 대식이,
  기도라는 노래를 멋들어지게 불러주었던 추영이,
  있는 듯 없는 듯 그러나 가장 성싱하게 모든 프로그램에 임해 주었던 성덕이,
  눈썹이 짙은 학림이,
  머리가 특이한 김림이,
  멋쟁이 려나,
  통통한 려화 춤을 아주 잘 추었던, 그리고 떠날 때 제일 많이 울었던 미월이, ...
  
  잘들 지내고 있거라.
  선생님이 너희를 위해 얼마나 열심히 기도하고 있는지 모를 거야.
  명년에 만날 때는 우리 미월이처럼 너희들 모두가 다 
  "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" 을 선생님께 불러줄 수 있기를
  하나님께 기도한단다.
  그리고, 그 동토의 땅에서도 
  이미 그렇게 예수를 전해 듣고 퇴학을 불사하고 예수를 믿고 있는 너희 친구들처럼
  너희들 모두에게 그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가 전해지기를 간절히 바란단다.
  
 
  
모두들 건강하렴 ...